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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과 민간인의 공동불법행위, 국가상대 구상권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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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과 민간인의 공동불법행위, 국가상대 구상권은 가능할까?”


1. 직무집행 중 군인과 민간인이 함께 사고를 낸다면?

교통사고나 재해가 군인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이때 민간인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예컨대 군용차량이 민간 차량과 함께 부주의하게 운전해 제3의 군인이 부상당했다면, 가해자 쪽에는 현역 군인(공무원)과 민간인이 동시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가해자가 있으면 ‘공동불법행위’로서 피해자가 누구든 각 가해자에게 전체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현역 군인이며, 사고가 군인의 ‘직무집행 중’에 일어났다면, 국가배상법 규정 때문에 국가(또는 군)가 직접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방향으로 해석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민간인 가해자는 ‘자신 몫을 넘어서는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국가나 군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해결책

대법원(2001. 2. 15. 선고 96다42420 전원합의체)은 헌법 제29조 제2항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현역 군인 등은 직무상 부상·사망 시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음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국가 등은 책임을 면한다

현역 군인의 직무집행으로 인한 불법행위라면, 피해 군인은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하지 못합니다. 헌법과 국가배상법이 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죠.

(2) 민간인은 그래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전체 피해를 배상할 책임

하지만 피해자가 요구하면, 민간인 가해자는 전부(부진정연대)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민간인이 국가나 군인에게 자신이 부담한 초과분을 구상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3) 법원: 민간인이 전부 부담하는 것은 부당

판결은 “만약 민간인이 국가귀책분까지 떠안으면서, 국가나 군인을 상대로는 구상할 수 없다면, 이는 불합리하다”고 보았습니다.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대신, 군인은 무자력(지불능력 없음) 위험에서 벗어나고 민간인만 과도한 부담을 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죠.

3. 예외적 해석: 민간인에게 일부만 부담시키고, 국가귀책분은 책임 면제

대법원은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외적’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민간인은 피해 군인에게 “국가가 구상 의무를 진다고 한다면 실제로 져야 했을 부분”을 제외한 금액만큼만 최종적으로 부담하도록 조정합니다.

결국, 민간인은 국가나 군인의 ‘귀책 비율’을 넘어서는 부담을 하지 않고, 국가에 대해서도 구상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 “전형적인 공동불법행위”처럼 민간인이 전부를 배상한 뒤 내부구상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민간인에게 ‘자기 귀책분만’ 책임지도록 인정하는 예외를 두었다는 뜻입니다.

4. 사례로 이해하기


사례: A(군인)와 B(민간인)가 함께 피해 군인 C에게 사고를 냈습니다. C는 자신이 군 복무 중이므로 국가에 대해 청구할 수 없고, 결국 B에게만 전체 손해 1억 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 일반 원칙대로라면 B는 전액(1억 원)을 내고, A나 국가에 구상을 하려 하는데, 국가배상법상 군인은 직무과정 중 경과실이면 책임이 면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법원 입장: 이런 사정을 방치하면 B가 과도하게 책임을 떠안게 되므로, “군인(A) 또는 국가가 부담했어야 할 분량”은 애초에 B가 배상책임을 면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해석하자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피해자 C는 이미 국가배상청구를 못 하게 되어 있지만, 그 공백을 전적으로 민간인 B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 것이죠.

5. 결론: 불합리한 결과를 막기 위한 예외

요약하자면, 현역 군인이 직무집행 중 일으킨 불법행위와 관련해 민간인도 공동불법행위자로 묶인 경우, “민간인이 전체를 먼저 배상하라”는 전형적 부진정연대책임 원칙에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군인·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몫에 대해서까지 민간인이 최종 부담하게 되면 형평에 어긋나므로, 대법원은 “민간인은 자신의 귀책비율 해당 부분만 부담하고, 그보다 초과되는 분은 면한다”라는 예외적 해석을 허용했습니다.



정리하면, 국가배상청구가 제한되는 군인과 민간인이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러 피해 군인이 발생한 경우, 민간인이 전부를 배상하고 국가(또는 군인)에게 구상할 수 없게 된다면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대법원은 공동불법행위 원칙을 수정해, 민간인이 국가귀책분까지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예외적 규칙을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피해 군인은 국가배상법상 국가에 직접 청구는 못 하지만, 민간인도 ‘자기 과실범위를 넘어선 책임’까지 떠안지 않게 된 것이 핵심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