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어디까지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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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어디까지 미칠까? 교통사고소송실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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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어디까지 미칠까?”
1. 부진정연대채무란 무엇인가?
공동불법행위자들이 피해자에게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한다’고 하면, 얼핏 민법상의 ‘진정 연대채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판례와 다수 견해는 이것을 ‘부진정연대채무’로 봅니다.
왜 부진정연대채무일까?
진정 연대채무에서는 한 채무자에게 생긴 사유가 다른 채무자 전원에게 절대적 효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에는 그런 강력한 주관적 관련성까지 당연히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민법 제760조가 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만든 제도라는 점도 고려하면, 공동불법행위자들이 부담하는 책임은 진정 연대보다 범위가 좁은 ‘부진정연대채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지닙니다.
2. 한 명이 변제하면 다른 사람도 면제되는 범위
부진정연대채무에 따르면, 공동불법행위자 중 한 명이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했다면, 그 금액에 한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도 변제 효과가 미칩니다. 즉, 해당 부분만큼은 피해자 손해가 줄어들었으니, 그 몫에 대해서는 모두 면책되는 것이죠.
상대적 효력의 예
다만 한 가해자에 대한 ‘채무 면제’나 ‘포기’ 등의 사유가 다른 가해자들에게 그대로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진정연대채무’이기 때문에, 각 불법행위자마다 책임 범위가 별도로 판단될 여지가 남아 있으며, 각자에게 미치는 효력이 상대적일 수 있습니다.
구상권과 통지 규정
만약 여러 불법행위자 중 A가 피해자에게 먼저 돈을 냈다면, A는 자기 부담 비율을 초과해 부담한 범위에서 다른 불법행위자들에게 구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연대채무의 일반 규정(민법 제426조: ‘통지’ 등)은 부진정연대채무에는 유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판례 입장입니다. 즉, 엄격한 ‘연대채무’와는 달리, 구상권 행사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배상 범위: 1인 책임을 ‘부분 제한’하기 어렵다
공동불법행위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여러 사람(또는 주체)이 함께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전체 손해에 대해 그중 누구에게든 ‘전부’를 청구할 수 있고, 가해자들 사이에서 “내가 덜 잘못했다”거나 “나는 가담 정도가 작다”는 주장이 있어도, 대외적으로는 그 책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예시
세 명이 동시에 불법행위를 저질러 피해자에게 1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면, 피해자는 그 1억 원 전부를 한 명에게 청구해도 됩니다. 그 한 명은 내부적으로 다른 두 명에게 구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피해자는 ‘가담 정도가 약하니 당신은 3천만 원만 부담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전체 평가 원칙
결국, 공동불법행위로 인정되면 가해자 각각의 ‘행위 기여도’를 꼼꼼히 따져서 피해액을 부분 분할하기보다, 모든 행위를 ‘전체’로 묶어 본 뒤 손해액을 확정합니다. 그리고 피해자 관계에서는 “전액 청구 가능 → 내부 구상으로 정리”라는 구조가 성립하게 됩니다.
4. 사례로 살펴보기
사례 A: 甲과 乙이 함께 사람을 폭행해 피해자가 큰 상해를 입었다고 합시다. 피해자가 甲에게서 먼저 3천만 원을 받았다면, 그 금액 범위만큼은 乙도 변제 효과를 얻습니다. 하지만 만약 피해자가 甲에 대해서만 채무를 면제해 주었다 해도, 乙에게는 그 효과가 그대로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상대적 효력).
사례 B: 甲이 피해자에게 5천만 원을 먼저 줬고, 나머지 손해(5천만 원)까지 모두 포기하기로 피해자와 합의했습니다. 그걸 모르는 乙이 피해자에게 2천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면, 사정에 따라 乙은 “내가 낸 2천만 원 중에서, 甲의 부담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甲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乙이 자동채권 형태로 상계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공동불법행위자는 모두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어, 피해자에게 전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어느 한 명이 변제한 금액은 그 범위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면책 효과가 미치지만, ‘면제나 포기 등 채무 소멸 사유가 반드시 전체로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가해자 중 한 사람이 이미 손해배상 일부를 이행했다면, 그 사람은 상대방에게 내부적으로 구상 청구를 할 수 있으나, 진정연대채무에서처럼 ‘통지 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각각의 가해 행위를 ‘따로따로’ 평가하기보다는, 전체로서 파악한 손해에 대해 누구에게나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