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과실과 책임능력, 어디까지 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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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과실과 책임능력, 어디까지 따질까?
1. 글 머리말
교통사고나 불법행위에서 과실상계를 검토할 때, “피해자도 과연 주의의무를 다했는가”가 핵심 이슈입니다. 그런데 이 주의의무는 법규 위반만을 의미하지 않고, 신의성실(信義誠實)의 원칙에서 요구되는 ‘상식적 주의’까지 포괄한다는 점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피해자가 책임능력이 없어 ‘자기 행동의 결과’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상황이면 어떻게 볼지도 고민할 부분이지요.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피해자 과실의 범위와 책임능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 동승자의 주의 의무, 어디까지인가?
1. 운전자 난폭운전 시, 동승자도 주의 의무?
운전자가 아주 과속하거나 음주상태·난폭운전 등을 명백히 저지르고 있다면, 동승자도 위험을 감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때 동승자가 가만히 있다가 사고가 났다면 “안전운행 촉구 의무 위반”으로 동승자 과실이 일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통 상황에서 단순 탑승자로 있는 사람에게까지 운행 전반을 지적·간섭해야 할 주의의무를 기대하긴 어려우므로, **“상당한 위험”**을 인지할 만한 특별 사정이 없으면 동승자 과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2. 예시
예컨대 친구가 심각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을 때 확실히 알았는데도 동승한 경우,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충분히 저지·경고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했다면, 그 동승자에게도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피해자 과실에서의 책임능력, 왜 중요할까?
1. 불법행위에서의 가해자 책임능력과 달라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저지를 때 과실이 인정되려면, ‘자기가 하는 행위가 위법함을 인식할 수 있는 책임능력’이 필요합니다.
반면 피해자의 과실상계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여기서는 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정도의 **‘사리분별능력’**이 있느냐가 기준이 됩니다.
2. 사리변식능력 vs. 책임능력
통설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질 만한 인식 능력”까지는 필요치 않고, ‘이 정도 하면 위험하다’라는 걸 판단할 최소한의 분별력이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미성년자의 경우라면, 단순히 어리다는 이유로 곧바로 과실상계를 배제하는 건 아니고, 실제 지능 상태를 보고 “이 행동이 위험한 줄 몰랐을 수 있다면” 과실상계를 면할 수도 있습니다.
4. 피해자에게 책임능력이 전혀 없다면 어떡하나?
1. 감독자의 과실로 대체
예컨대 아주 어린아이거나 정신적 장애로 전혀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피해자라면, 그 본인을 탓할 순 없습니다.
이 경우, **“보호·감독 의무”**를 지닌 부모·보호자의 과실을 피해자 쪽 과실로 삼아 손해배상액을 깎을 수 있습니다. 즉, “피해자 그 자신”이 아니라 “보호자가 부주의”했음이 문제된다는 거지요.
2. 예시
7세 미만 아동이 도로를 뛰어들었는데, 부모가 집에서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면, 아이 대신 부모의 감독책임 위반을 피해자 측 과실로 잡아 과실상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5. 정리
1. 과실상계에서 과실은 ‘광범위한 부주의’
도로교통법 위반 등 엄격한 의무 위반이 아니더라도, **“위험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방치하거나, 자신 보호를 위해 취해야 할 주의를 게을리”**했다면 피해자 과실로 삼을 수 있습니다.
2. 동승자 과실, 위험 인식 여부가 포인트
동승자가 “심각한 위험”을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경고·제지하지 않았다면, 사고 시 과실상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사리변식능력
피해자가 최소한 “이 정도 상황이면 위험하다”라는 걸 인식할 능력이 있다면, 설령 미성년자라도 과실상계가 가능하다는 게 통설·판례 입장입니다.
4. 결론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액을 결정할 때, 가해자 과실만 보는 게 아니라, 피해자도 일정 수준의 자기책임을 져야 하는지 판단합니다.
이때 피해자가 법정 책임능력이 없더라도, 위험 예측의 기본적 판단력이 있으면 과실상계가 가능하고, 그런 판단력조차 없으면 보호자 등의 과실을 대신 묻는 식으로 “공평분담”을 실현합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 과실은 단순히 “법률 위반급의 큰 잘못”이 아니라도, **“자기 안전을 위해 당연히 조심했어야 할 기본적 주의 태만”**도 해당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게다가 미성년자·심신장애가 있는 경우, 그 보호자에게까지 과실을 물을 수 있으니, 실무상 과실상계 범위가 넓게 확장된다는 사실을 알아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