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브라이드표와 국가배상법시행령 표, 무엇이 다를까?

1. 의학적 신체기능장애율, 왜 기준이 여러 개일까?

교통사고나 불법행위로 신체가 손상된 피해자가 후유장해를 입게 되면, 그 손상의 정도를 수치화해야 합니다. 보통 의사들이 의학적 장애율을 매길 때는 두 가지 대표적인 평가표—즉, 국가배상법시행령 별표상의 기준과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이하 ‘맥브라이드표’)—를 참고합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구체적 수치가 상당히 다르게 책정될 수 있어, 실무상 “어느 표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노동능력상실률(즉, 배상액)이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국가배상법시행령 별표, 왜 불만이 많을까?

장점: 법규정이 명시되어 있어 ‘등급별로 장애율’을 직접 법령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점: 실제 직종(사무직·정신노동직·육체노동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추상적 기준으로만 장애를 등급화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한 등급과 바로 인접한 등급 간 상실률 격차가 크고, 근로 형태나 세부 업무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거론됩니다.

3. 맥브라이드표, 그럼 완벽할까?

맥브라이드표는 1936년경 미국 의사 Earl D. McBride가 만든 것으로, 직종을 약 260개로 분류한 특징이 있습니다.

장점: 국가배상법상 기준보다 직업군 분류가 다양해, 직종별 장애율을 보다 세분화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단점: 1930년대 미국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에, 2020년대 한국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실제로는 우리나라에 없는 직종이나, 한국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항목도 있습니다.

공통 문제: 국가배상법 표와 마찬가지로, 맥브라이드표 역시 주로 육체노동직을 기준 삼았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사무직·정신노동직엔 적용이 애매한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죠.

4. 결국 두 표를 혼합 활용하는 실무

현재 국내 법원과 실무자들은 **“맥브라이드표를 원칙”**으로 삼되, 거기에 명시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를 예외적으로 참조한다는 방법을 씁니다.

사례: 피해자가 어느 특정 신체 부위를 다쳤는데 맥브라이드표에 정확한 항목이 없다면, 국가배상법 표를 끌어와 장애율을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유: 우리나라 상황에 온전히 맞는 표가 따로 없기에, 양쪽 표를 적절히 섞어 사용해야 한다는 게 현장 목소리입니다.

5. 실제 적용 시, 어떤 어려움이 있나?

사무직 종사자: 예컨대 손가락 신체기능이 30% 손상됐다고 맥브라이드표에 나와 있어도, 그 수치는 육체노동직 관점일 수 있습니다. 사무직이라면 실제 노동능력상실률이 더 낮을 수 있고, 반대로 정교한 손기술을 요하는 직업이면 훨씬 클 수도 있습니다.

장애 등급 간 격차: 국가배상법 표는 등급 사이 간격이 커서, 같은 손상이라도 한 계단 차이로 상실률이 확 뛰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정리: “두 기준표, 둘 다 불완전하지만 쓸 수밖에”

현재 국내 법원은 두 기준 모두 장단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판례상 “맥브라이드표를 주로 하되, 거기에 없는 항목은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를 참고하겠다”는 방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핵심 주의: 법관은 의사가 제시한 “기능장애율”을 절대적·자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피해자의 직업 형태나 실무 현실을 고려해 최종 노동능력상실률을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맥브라이드표와 국가배상법 표 중 어느 쪽이 보다 적합한지 판단하되, 정말 애매하면 두 표를 혼합해 참조하기도 합니다.

요약

1. 국가배상법시행령 별표: 법정 장애율 기준이 존재하지만, 직종·직무 형태 반영이 부족하고 등급 간 격차가 커 한계가 있음

2. 맥브라이드표: 직종 분류가 다양하나 1930년대 미국 자료라 한국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사무직·정신노동직 적용이 어려움

3. 실무 관행: 맥브라이드표를 우선 활용하되, 해당 항목이 없으면 국가배상법 표로 보완 적용

4. 결론: 두 표 모두 현 시대·국내 사정을 온전히 반영하는 건 아니므로, 법원이 감정 결과와 직업 형태 등을 종합해 최종 노동능력상실률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