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 보상액과 면책사유는 어떻게 정해질까?”

1. 보험금 산정 방식: 약관의 ‘지급기준’이 우선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무보험차상해보험)은 상대방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거나,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뺑소니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나(피보험자)의 인적 피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보험에서는 “실제 손해액을 그대로 보장해 주느냐?”가 종종 논란이 됩니다.

판례에 따르면, 무보험차상해보험의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실질적으로 입은 전 손해액’을 기준으로 위험을 인수한 게 아니라,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준’을 근거로 산출된 금액만을 인수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과실상계나 기왕증 기여도 등을 반영해 실제 배상책임액이 1억 원이지만, 약관 기준으로 보면 8천만 원만 인정된다면, 피보험자는 8천만 원 한도 내에서 보상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2.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른 대위 가능 범위

무보험차상해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라 “피보험자가 가해자(배상의무자)에게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다(대위권)”고 규정합니다. 단, 그 범위는 약관상 정당하게 산출된 보험금(피보험자에게 지급된 금액)에 한정된다는 판례 입장이 존재합니다. 예컨데 사고로 입은 손해가 1억 원이고, 약관 기준에 따라 6천만 원만 실제 지급했다면, 대위청구도 6천만 원만큼만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3. 명시·설명 의무 대상은 아니라?

보통 자동차보험 약관 내의 ‘중요 조항’은, 보험사가 계약할 때 가입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설명 의무가 있습니다. 무보험차상해보험에서도 “보험금 산정 방법이 설명 의무 대상인가?”가 문제될 수 있죠. 그러나 대법원은, 보험금액의 구체적 계산 기준이나 방법은 약관상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고 보아,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말은, 가입자 입장에서 ‘보험사가 과실상계를 반영해 보상액을 줄이더라도,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약관을 무효로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니, 주의해야 할 대목입니다.

4. 면책조항: 가족 간 사고, 무면허 여부 등

무보험차상해보험도 예외 없이 몇몇 면책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보험자의 배우자·부모·자녀나, 피보험자의 사용자(업무 중)의 자동차로 사고를 냈다면 보험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항목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들이 무보험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상태였고, 동시에 다른 배상의무자가 있으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무면허운전이 면책사유로 들어 있기도 했으나, 상해보험 성격(인보험형)을 감안하면 과실 사고까지 면책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판결했고, 그래서 현행 약관에서는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삭제되었습니다. 즉, 이제 사고가 무면허운전으로 발생했다 해도, 무조건 면책이라고 단정할 수 없게 된 것이죠.

5. 구체적 예시: 가족 간 사고는 왜 면책?

예를 들어, 형이 무보험차로 동생을 태우다 사고가 났고, 동생이 무보험차상해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동생이 피보험자, 형이 배상의무자”라는 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형이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로 면책될지 여부는 약관 내용에 좌우됩니다. 특히, 운전자가 무보험자동차를 직접 몰지 않았다거나, 별도의 예외 조항이 있으면 면책이 안 될 여지도 있습니다. 실제 분쟁마다 ‘누가 운전했고, 누가 배상책임을 지게 되는지, 약관에 해당하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 맺음말: 무보험차상해보험, 조건과 범위 정확히 확인해야

결론적으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은 ‘제3자(가해차량)가 무보험이거나 특정 불능(뺑소니)일 때 피보험자를 보호한다’는 큰 장점이 있으나, 약관상 산정 기준에 따라 실제 보상액이 달라집니다. 배상의무자가 전혀 파악되지 않는 뺑소니라도, “객관적으로 배상의무를 질 사람이 있음”이 인정되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지만, 전적인 과실이 피해자에게 있다면 곤란해집니다.

또, 이전에는 무면허운전이 면책이었으나 지금은 제거됐고, 가족 간 사고나 업무상 재해 등의 제한이 있으므로, 실제 사고 발생 시 면책조항과 예외 규정을 잘 살펴야 합니다. 무보험차상해보험은 확실히 유용하지만, 모든 상황을 무제한 보상하진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