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상Ⅰ, 자배법에 근거한 필수 자동차보험의 핵심”

1. 대인배상Ⅰ의 의의: ‘자동차보유자’를 둘러싼 강제책임보험

자동차를 운행하거나 소유하고 있다면, 흔히 ‘책임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 제5조 제1항에서 “자동차 보유자는 자배법 제3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상황을 대비해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고 정하고 있죠.

이처럼 자배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을 흔히 **‘대인배상Ⅰ’**이라 부릅니다. 자동차보험사 표준약관(최신판 2016. 7. 1. 시행)에도 명시돼 있듯,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해 자배법 제3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면 그 손해를 보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죠. 이를 통해 운행자의 무거운 책임이 재정적으로 뒷받침되고, 피해자는 신속하게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2. 대인배상Ⅰ 약관의 변화: 왜 다시 ‘자배법 책임’으로 돌아왔나

과거부터 대인배상Ⅰ의 약관 내용은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0년 8월 이전 구약관: 대인배상Ⅰ은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해 생긴 자배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습니다.

2000년 8월 약관 개정: 보상 범위가 “피보험자동차의 소유·사용·관리에 따른 사고”라고 넓게 표현되었고, 그 뒤 2003년 1월 개정 때는 대인배상Ⅱ와 보상 범위가 거의 동일하게 되어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2006년 4월 이후: 다시금 대인배상Ⅰ은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에 한정’하는 형태로 돌아와, 현행 약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자주 바뀌었을까요? 대인배상Ⅰ이 ‘법에서 강제하는 책임보험’이기 때문에, 자배법에 근거한 최소 보상 범위를 유지하되, 때로 임의보험(대인배상Ⅱ)처럼 확대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대인배상Ⅰ은 자배법 책임 보장에 집중한다”는 방향이 재정비됐던 것으로 보면 됩니다.

3. 판례의 태도: 자배법상 책임만 보장한다

이미 대법원 판례(1997. 6. 10. 선고, 95다22740)는 2000년 8월 이전 구약관 시절 대인배상Ⅰ 규정을 해석하면서, “책임보험은 자동차 보유자에게 자배법이 부과하는 특별한 손해배상책임을 한도로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대인배상Ⅱ의 경우에는 “피보험자동차로 인해 생긴 민법상의 일반 불법행위책임이나 사용자책임 등도 보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했는데, 이는 대인배상Ⅱ가 임의보험으로서 보상 범위가 상대적으로 더 넓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정리하자면, 대인배상Ⅰ = 자배법상 운행자 책임을 기본으로, 대인배상Ⅱ = 민법상의 다양한 책임까지도 폭넓게 담보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겁니다.

4. 현행 실무: 왜 자배법 책임에 집중할까?

자배법은 자동차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에 대하여 운행자에게 사실상 ‘무과실’에 가까운 책임을 인정합니다. 이처럼 부담이 큰 책임이지만, 강제책임보험을 통해 재정적으로 뒷받침돼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것이 자배법의 주요 취지죠.

다시 말해, 대인배상Ⅰ은 강제적·기본적 보장장치이므로, 그 범위를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한정함으로써 “피해자 보호라는 의무보험의 본질”과 “보험사의 재정 안정” 사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법상 책임까지 전부 강제보험 범위에 넣어버리면, 의무 가입 보험이 너무 광범위해질 위험이 있으니, 그 부분은 임의보험(대인배상Ⅱ) 등으로 커버하도록 한 것이죠.

5. 맺음말: 책임보험 가입은 필수, 범위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

결론적으로, 대인배상Ⅰ은 자배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강제책임보험이기 때문에, 약관에서도 “자배법 제3조상 손해배상책임”을 중심으로 보장하는 조항을 둔다고 보면 됩니다. 이는 교통사고 발생 시 필수적으로 작동하는 보험이며, 그 범위를 넘어서 민법상 책임 등을 추가로 담보받고 싶다면, 임의보험(대인배상Ⅱ) 가입을 통해 보완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땐, 사고 시 어디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지, 대인배상Ⅰ과 Ⅱ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미리 숙지하는 게 좋습니다. 강제보험이라 해서 만능은 아니며, 자배법에서 정한 책임만을 필수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대인배상Ⅰ의 주된 역할임을 기억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