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과 제3자 손해배상, 어떻게 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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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과 제3자 손해배상, 어떻게 조정될까? 교통사고소송실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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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과 제3자 손해배상, 어떻게 조정될까?
1. 문제 제기: 건강보험 보장과 가해자의 책임
교통사고나 기타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으면, 피해자는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의료비를 경감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가해자(또는 그 보험사)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도 있으니, 이렇게 두 제도가 겹칠 때 어떤 식으로 정리되는 걸까요? 혹시 국민건강보험에서 치료비를 지원받으면, 나중에 가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이 줄어들까? 오늘은 바로 이 손익공제 논리를 살펴보겠습니다.
2.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의 대위 규정: 핵심은 ‘중복지급 방지’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는 “공단이 가입자(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 그 한도 내에서 가해자에게 청구할 권리를 공단이 대신 갖는다(대위)”고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당해 건강보험을 통해 치료비 1,000만 원 상당을 지원받았다면, 그 1,000만 원에 대해서는 공단이 가해자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면 피해자는 동일한 치료비를 또다시 가해자 측으로부터 받는 중복이익을 얻지 않게 됩니다. 결국 건강보험의 재원이 국민 전체의 보험료이니, 가해자 책임으로 인한 손해는 가해자가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죠.
3. 급여가 먼저 지급되었을 때 vs. 배상금이 먼저 지급되었을 때
실무에서 가장 혼동이 오는 부분이 바로 “보험급여가 먼저냐, 손해배상이 먼저냐”입니다.
보험급여가 먼저 이루어졌다면: 공단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 중 ‘이미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부분’을 대위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민사소송으로 가해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때, ‘건강보험으로 지원받은 금액’은 공단이 청구하게 되므로, 피해자가 이중으로 받지 않도록 공제됩니다.
가해자 측에서 먼저 배상금을 지급했다면: 의료비에 해당하는 손해가 이미 배상으로 충당되었으니, 공단이 나중에 치료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거나(그 범위 안에서), 혹은 이미 지급한 치료비라면 이를 공단이 환수 조정할 수 있습니다.
4. ‘제3자’의 범위: 책임보험사도 포함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에서 말하는 ‘제3자’에는 실제 가해자뿐 아니라, 법률이나 계약에 의해 가해자를 대신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자도 포함됩니다. 교통사고를 예로 들면, 책임보험에 가입된 차량 운전자라면 보험사가 곧 “제3자”에 해당합니다.
이는 대법원 판례(2003다1878)에서도 명확히 확인된 내용입니다. 따라서 공단이 피해자에게 건강보험급여를 제공했고, 가해 차량 측 보험사가 대인배상금을 지급할 때, 공단은 그 보험사를 상대로 ‘대위청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5. 뺑소니·무보험차 보장사업과 건강보험급여는 별개
다만, 자동차보유자를 알 수 없는 뺑소니 차량이나 무보험 차량으로 사고가 났을 경우, 피해자는 ‘보장사업(자배법 제30조)’을 통해 국토교통부장관이 위탁한 보장사업자로부터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장사업 청구권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가 말하는 ‘가해자(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다르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즉, 뺑소니나 무보험 차량 피해자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아도, 보장사업에서 “이미 건강보험을 통해 보상됐으니 당신 몫을 깎겠다”라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특별히 인정된 보장사업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결과이죠.
6. 손해배상금에서의 공제는 ‘손익상계’가 아니라 ‘대위’
종종 실무에서 “건강보험급여로 이미 지급받은 부분은 손해배상금에서 빼줘야 한다”고 할 때, 이를 단순 손익상계 논리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의 경우는 “공단이 그 금액만큼 피해자가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신 취득한다(법 제58조)”는 특별 규정이 있어서, 법적으로는 ‘대위’로 설명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즉, 공단이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혹은 보험사)에 그 지급액을 청구하므로, 피해자는 중복 이익을 얻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이 점이 민영보험과의 단순 손익공제와 다른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7. 실전 예시: 교통사고로 중상 입은 가입자 A씨
실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직장가입자 A씨가 교통사고로 수술·입원에 3,000만 원이 들었다고 합시다. A씨가 건강보험 적용으로 2,000만 원을 지원받고, 본인부담금 1,000만 원만 냈다면, 그 2,000만 원 부분은 공단이 ‘가해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대신 청구합니다. 만약 가해자 측 보험사도 이 부분을 배상하려고 한다면, 그 돈은 A씨가 아니라 공단으로 가는 셈이죠. 결과적으로 A씨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덕분에 초기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고, 가해자 측 보험사 입장에서는 결국 3,000만 원 전체를 책임지는 구조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8. 맺음말: “공단 vs. 가해자 vs. 피해자”의 3자 관계 이해하기
결론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과 제3자 손해배상은 독립된 제도이지만, 중복 지급을 방지하기 위한 대위 규정(법 제58조)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피해자는 보험급여 덕분에 병원비 부담을 덜 수 있고, 그 금액만큼은 공단이 가해자에게 청구함으로써 불법행위 책임이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죠.
뺑소니·무보험 사고 보장사업의 경우처럼 예외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교통사고 상황에서는 “가해자가 먼저 배상했느냐, 건강보험급여가 먼저 지급되었느냐”에 따라 절차가 조금 달라질 뿐, 결국은 중복 이익 없이 책임 소재가 정리됩니다.
혹시 건강보험급여와 손해배상 청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 변호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정확한 절차와 권리 범위를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제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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