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갓길 정차 추돌, 언제 정차 차량도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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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갓길 정차 추돌, 언제 정차 차량도 책임지나?
1. 갓길 정차,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원칙적으로 고속도로에서 갓길 정차는 금지입니다. 다만 차량이 고장 나거나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갓길에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안전조치’ 의무가 강화되므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날 시 본인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사례 1: 고장 차량 갓길 정차, 과실 없다고 본 예
상황: 주간에 피해차량(화물차)이 고장으로 인해 갓길에 세웠고, 비상등도 켠 상태였습니다. 반면 가해 차량은 조향장치를 급하게 우측으로 돌리는 바람에 갓길로 들어와 화물차를 들이받았습니다.
결론: 피해 차량이 사전에 차량 정비를 소홀히 했다는 증거도 없고, 고장으로 인한 불가피한 정차였으며 비상등도 작동시켰으므로, 사고 발생·확대에 대한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2016. 2. 12. 선고 2014가단5074936)
3. 사례 2: 아무런 조치 없이 갓길에 주차 후 잠든 차, 사고 시 책임 인정
상황: 야간에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 커브가 끝나고 직선도로 150m 지점의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운전자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미등·비상등 등 안전표지는 전혀 없었고, 술·졸음운전 중이던 가해차량이 주행로에서 이탈해 그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결론: 1심은 “갓길 정차 차량 탓이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즉, “고속도로에서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주차한 게 사고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주차 차량도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다19562)
4. 사례 3: 견인차가 2차로+갓길 걸쳐 주차, 미끄러진 승용차 추돌 → 과실 인정
상황: 야간 고속도로에서 이미 선행사고가 난 후, 견인차가 사고 수습을 위해 경광등·비상등을 켜고 2차로와 갓길을 절반씩 차지한 채 정차. 그런데 뒤따르던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견인차를 들이받았습니다.
결론: 원심은 “견인차 과실이 없다”고 보았는데, 대법원은 “견인차의 정차 방식과 위치가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파기. 즉, 갓길과 차로를 겹쳐 차를 세워놓은 점이 사고 원인에 기여했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6873)
5. 사례 4: 갓길 불법주차 차량 vs. 음주 운전 → 인과관계 없어 무책임
상황: 갓길에 주차된 11톤 트럭을 술 취한 운전자가 승합차로 들이받았습니다. 이후 운전자가 중앙 차로로 들어가 다른 차량과 잇따른 충돌을 당해 사망했는데, 이때 갓길 주차와 후속 사망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문제 됐습니다.
결론: 법원은 “해당 운전자가 고속도로 차로로 걸어 들어가 일어난 2차 사고에 대해, 갓길 주차 트럭의 과실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첫 충돌 후 운전자의 별도 행동이 사고를 확대시켰다고 본 것입니다.
(서울지법 1998. 10. 1. 선고 98나15377)
6. 사례 5: 갓길 정차 4.5톤 트럭, 후방 고장 표지 전혀 없이 주행로 약 1m 침범
상황: 비 오는 야간에 남해고속도로 편도 1차로 구간에서, 트럭이 엔진·전원 고장으로 약 1m 정도 차로를 침범한 채 정차했는데, 뒤따르던 2.5톤 트럭이 이를 들이받았습니다.
결론: 갓길 트럭에게 40% 과실이 인정됐습니다. 안전 표지를 하지 않았고, 차로 일부를 차지해 사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지법 1997. 8. 19. 선고 97나12296)
7. 사례 6: 선행 추돌사고 후 2·3차로 가로막은 승용차, 뒤차에 치여 피해자 사망
상황: 편도 4차로 고속도로에서 선행 추돌사고를 낸 승용차가 2차로와 3차로에 걸쳐 정차만 해둔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모르고 뒤따르던 차가 충돌, 그 승용차에 있던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결론: 원심은 피해자와 가해자 과실비율을 4:6으로 봤으나, 대법원은 “형평 원칙에 어긋난다”며 파기했습니다. 즉, 선행사고 후에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차도 위에 차를 놔둔’ 측 과실이 훨씬 크게 작용될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죠.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54560)
8. 결론: 갓길·고속도로 정차, 안전조치가 곧 과실 여부를 가른다
요약하면,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해야 할 사정이 있는지, 그 정차가 본인 귀책(고장·사고유발)인지, 차량이 차로 일부를 침범했는지, 그리고 후방 안전장치(비상등·삼각대 등)를 잘 했는지에 따라 정차 차량의 과실 여부가 달라집니다.
정차 과실 무: 불가피한 고장이나 정비 불량 없이, 비상등 등 충분한 표시를 한 상태에서 정차했고, 사고가 ‘상대방 차량의 급조향 등으로만’ 발생했다면 정차 차량에 과실이 없다고 봅니다.
정차 과실 유: 반면, 야간에 아무 표시 없이 세워두거나, 차로 일부를 침범하고, 후속 차량이 이를 미처 못 봤다면 정차 차량 과실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선행 추돌사고 후 차도로 방치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높은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고속도로 혹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량을 멈춰야 한다면, ‘긴급 상황에서의 안전조치’를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는지가 과실책임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