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차가 앞차를 추돌했는데, 꼭 후행 차량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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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차가 앞차를 추돌했는데, 꼭 후행 차량 잘못일까? 교통사고소송실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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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차가 앞차를 추돌했는데, 꼭 후행 차량 잘못일까?
1. 후행 차량의 추돌, 언제나 과실일까?
통상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 후행 차량이 추돌사고를 일으키면, 그 과실을 후행 차에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다른 외부 충격 등으로 후행 차량이 밀려 앞차를 들이받은 경우’라면, 그 후행 차 스스로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고 합니다.
2. 경운기 따라 서행 중이던 후행 차량, 뒤에서 받은 충격으로 추돌
사고 정황
앞서가는 경운기와 5m 간격을 유지하며 비상깜빡이를 켜고 서행하던 후행 차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서 따라오던 또 다른 차량이 후행 차를 미처 늦게 발견하고 들이받았고, 이 충격으로 후행 차가 앞으로 밀려 경운기를 추돌해 버린 사건입니다.
법원 판단
“후행 차량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깜빡이까지 켜고 서행 중이었으므로, 자체적으로 앞차를 들이받은 게 아니라 뒤 차량 충격에 의해 밀린 것”이라 판단하여, 후행 차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00. 5. 26. 선고 2000다4722)
3. 고속도로서 굴착기 후미 추돌, 굴착기에도 과실이 인정된 예외
사고 정황
야간에 경인고속도로에서 승용차가 시속 약 100km로 달리다가, 같은 차로 전방에 있던 ‘서행 중인 승용차’를 피하려 급차로 변경했습니다. 그 결과, 2차로에서 미등·비상등을 켠 채 시속 약 40km로 느리게 가던 굴착기 후미를 들이받았습니다.
법원 판단
통상 고속도로 금지 차량(굴착기)에겐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가 쟁점이었는데, 법원은 “굴착기가 고속도로를 통행하고 제한 최저속도(약 50~60km/h 미만)에도 못 미치는 저속 운행을 한 것은 단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라, 사고 야기 가능성을 높이는 ‘적극적 과실’”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뒤차(승용차)의 과실은 당연히 크지만, 굴착기도 고속도로 진입·저속이라는 위험행위를 했기 때문에 불법행위로서의 과실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52930)
4. 무단횡단 보행자 피하려 급정차한 택시, 과실은 없었다
사고 정황
편도 2차로 도로에서 택시가 앞차로를 주행하다, 무단횡단 보행자를 보고 급히 멈춰 섰습니다. 택시 뒤를 따라오던 승용차가 안전거리를 지키지 못하고 택시를 추돌했습니다.
법원 판단
택시는 “보행자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급정차”를 한 것으로, 자기 책임 사유가 없으므로 과실을 물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서울고법 1990. 5. 3. 선고 89나32984)
5. 결론: 후행 추돌은 보통 뒤차 과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종합하면, 뒷차가 앞차를 때리는 ‘추돌사고’라 해도, 각 상황별로 다른 결론이 날 수 있습니다.
1. 안전거리 미확보가 분명한 경우: 후행 차에 주된 과실이 인정됨.
2. 외부 충격 등으로 후행 차가 밀려 앞차와 충돌: 후행 차 과실이 없을 수 있음.
3. 선행 차가 스스로 만든 위험(고장 후 방치, 무리한 행동 등): 선행 차 과실이 일부 인정될 수 있음.
4. 긴급사유(앞차의 불가피한 급정차): 앞차의 급정지 사유가 합리적이라면, 앞차에 과실이 없을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뒷차가 다 잘못”이라는 단순 논리가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앞차의 행동도 함께 분석해 과연 ‘불필요한 급정차’였나, 아니면 ‘불가피한 정차’였나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후행 차량 측도 “나는 뒤에서 미쳤듯이 밀린 건데?”라고 주장하려면, 실제로 자기가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고 있었는지, 깜빡이나 서행 등 방어운전을 했는지 등을 꼼꼼히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