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없는 도로, 사고 과실은 어떻게 나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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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없는 도로, 사고 과실은 어떻게 나뉠까?
1. 가상 중앙선과 노폭(路幅) 판단이 핵심
중앙선 표시가 전혀 없는 왕복 도로에서는, 일단 ‘가상의 중앙선’을 기준 삼아 누가 중앙부를 많이 침범했는지가 과실비율 산정의 첫걸음이 됩니다. 하지만 도로 폭이 협소해서 차량이 교행(서로 스쳐 지나감)할 때 어쩔 수 없이 양쪽 모두 ‘중앙’을 넘지 않을 수 없다면, 상황이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결국 법원은 구체적인 교행 과정과 도로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2. 눈 덮인 길, 마주 오던 화물차와 충돌: 피해자 과실 50%
사례 개요: 눈이 내려 노면이 미끄러운 왕복 1차로 도로에서 승용차(피해자)가 화물차와 정면충돌했습니다. 보통 중앙선이 없는 길이지만, 법원은 “피해자 운전자 역시 속도 조절이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충돌을 막기 어려웠다”고 지적하여 과실을 무려 50%나 인정했습니다.
의미: 눈길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더 서행하고,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우측으로 더 붙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2016. 1. 27. 선고 2014가단34278)
3. 야간 좁은 도로, 승합차도 ‘상대방 침범’을 너무 믿어선 안 된다
사례 개요: 도로 양 옆에 배수로가 있고, 중앙선이 없으며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폭(약 5m)인 곳에서, 밤에 승합차와 오토바이가 마주 달리다 충돌했습니다. 하급심은 “오토바이가 가상 중앙선을 넘어온 게 원인”이라며 승합차 과실을 배제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법원 판단: 도로 사정상, 양쪽 모두 도로 중앙 부근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걸 예견해야 했으며, 승합차가 경음기나 전조등을 깜빡이는 등 방어운전을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는 취지입니다. 즉, ‘상대가 정상 주행하겠지’라고 막연히 믿어서는 안 된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43320)
4. 심야 시간, 도로폭 6.9m… 오토바이가 중앙 넘어 충돌: 과실 70%
사례 개요: 밤중에 폭 약 6.9m의 이면도로를 달리던 오토바이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고 사실상 도로 중앙부를 넘어 주행하다가 반대편 차량과 부딪혔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오토바이) 과실을 70%로 높게 인정했습니다.
판단 근거: 오토바이 운전자는 좁은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를 대비해 우측 측면을 더 확보하고, 속도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다31227)
5. 결론: 중앙선이 없어도 안전 확보 의무는 더 엄격해진다
중앙선 표시가 없는 왕복 도로는, 사실상 ‘가상의 중앙선’을 기준으로 누가 더 중앙을 침범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하지만 노폭이 충분하면 그 ‘침범 여부’가 중요하고, 노폭이 협소하다면 누가 먼저 교행권을 양보해야 하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특히 다음 사항들을 숙지해야 합니다.
서행 및 경고: 야간·눈길·좁은 도로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경음기나 전조등으로 서로를 인지시키고 더욱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도로 가장자리 활용: 가능하다면 한쪽으로 더 붙어 상대 차와의 간격을 확보해야 충돌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전방주시 소홀 금지: 상대방이 꼭 ‘정상 주행’할 거라 믿었다가 사고가 나면, 일정 부분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앙선 표시가 없다고 해서 한쪽만 책임을 지는 것도, 또는 무조건 반반 과실이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고 현장의 구체적 도로 사정, 교행 과정, 야간 여부와 도로 상황 등을 종합해 누가 주의 의무를 더 게을리했는지를 판단하는 식입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중앙선이 없으니 내가 조금 침범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며, 오히려 더욱 신중하게 달려야 뜻하지 않은 과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