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호 교차로에서의 통행 우선권, 어떻게 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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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호 교차로에서의 통행 우선권, 어떻게 결정될까? 교통사고소송실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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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호 교차로에서의 통행 우선권, 어떻게 결정될까?
1. 도로 폭과 선진입, 두 가지 핵심 기준
무신호 교차로에서 어떤 차량이 먼저 지나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도로교통법과 판례는 일반적으로 ‘도로 폭’과 ‘선진입’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1) 도로 폭이 넓은 쪽 차량이 우선 통행권을 갖고, (2) 이미 교차로 안으로 선명하게 진입한 차량을 다른 차량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2. 도로 폭이 넓은 차가 왜 우선일까?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에서는, 자신의 도로 폭보다 교차하는 도로의 폭이 넓다면 서행하며, 넓은 도로에서 들어오는 차량이 있으면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내 중심가의 큰 도로와 골목길이 만나는 교차로라면, 큰 도로에서 달려오는 차가 우선권을 갖습니다.
넓은 도로 운전자의 신뢰: 넓은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는 “좁은 도로의 차량이 알아서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해줄 것”이라고 신뢰하고 운전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갑작스럽게 교통법규를 어길 가능성까지 미리 대비할 의무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판단 기준: 실제 폭을 자로 재듯 계측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봐도 “내가 다니는 도로가 상대 도로보다 눈에 띄게 넓다”고 느낄 수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3. 선진입 차량, 왜 우선권을 인정받나
법 조항: 도로교통법 제26조 제1항은 “이미 교차로에 들어간 차량이 있다면, 뒤늦게 진입하는 차량은 그 차에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먼저 교차로 안에 자리를 잡은 차가 있다면, 그 차량이 우선해서 지나갈 수 있게 배려해야 합니다.
주의의무 범위: 선진입 차량이라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이 신호나 통행방법을 심하게 위반할 것까지 예측해서 미리 피하라”는 책임까지는 지우지 않습니다. 예컨대 교차로 안을 규정 속도로 잘 지나가던 중, 뒤늦게 갑자기 질주해온 차를 전부 대비하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뜻입니다.
선명한 진입이어야: 선진입이라 함은 잠깐 먼저 바퀴 하나만 들여놓는 정도가 아니라, “분명하게 교차로 안에서 진행 중인 상태”여야 합니다. 순간적으로 거의 동시에 들어왔다면 “동시진입”으로 보게 됩니다.
4. 실무상 통행우선권 판단이 모호할 때
현실에서는 교차로가 단순히 넓은 도로 vs. 좁은 도로 구도로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한쪽 도로가 편도 2차로, 다른 한쪽이 편도 3차로지만 실제 교통량이 적을 수도 있고, 교차로 형태가 T자나 Y자처럼 복잡해 양 방향 모두 도로 폭이 비슷해 보일 때도 있죠.
주목 요소:
1. 교차로 구조(직사각형, T자, Y자, 혹은 복잡한 모양)
2. 양 차량의 주행 방향(직진, 우회전, 좌회전 중 어느 것인지)
3. 교통량과 시야 확보 정도
4. 누가 더 일찍, 더 뚜렷하게 교차로에 들어섰는지
5. 구체적 사례 예시
사례 A: 좁은 골목길(폭 3m 정도)과 편도 2차로 도로(폭 7m 이상)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골목길 차량이 먼저 멈추지 않고 들어왔다가 이미 교차로 중간부 근처에 있던 넓은 도로 차와 부딪혔습니다. 법원은 “넓은 도로 쪽 차량이 우선이므로, 골목길 차가 서행·일시정지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 골목길 차량의 과실을 크게 봤습니다.
사례 B: 비슷한 폭의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 차량이 반 박자 먼저 진입했다 하더라도 “동시진입”에 가깝다고 봐 사고가 난 두 차량에 모두 일정 비율의 과실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선진입이 ‘현저히’ 분명하지 않다면, 일방에 통행우선권을 전적으로 주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6. 결론: ‘폭·선진입’ + 구체적 상황 전체를 봐야
결국 무신호 교차로에서 통행 우선권은 “도로 폭이 넓은 쪽이 우선”이면서도 “이미 확실히 교차로 안으로 들어온 차량이 있다면 그 차량이 우선”이라는 두 가지 대원칙으로 정리됩니다. 물론 이 대원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복합 상황이 많으므로, 사고가 났을 때는 교차로 모양, 차량 진행 방향, 교통량, 주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도 이러한 취지를 반영해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는 ‘누가 교차로에 먼저 들어왔는지’, ‘어느 도로가 더 넓어 보이는지’ 등 여러 요소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내가 대로라고 무작정 달리거나, 선진입이라고 해서 안전조치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차로는 상대 차량도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공유 공간이므로, 안전운전을 습관화하여 불필요한 분쟁과 사고를 피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