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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동승, 과연 책임을 줄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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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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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동승, 과연 책임을 줄일 수 있는가?




1. 무상동승의 개념과 분쟁의 핵심

교통사고 사건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무상동승(호의동승)’입니다. 무상동승이란 차주나 운전자가 금전적 대가 없이 타인을 태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친구가 자신의 차에 “그냥 같이 가자”며 태워줬는데, 이 차가 사고를 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동승자는 운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과연 이 무상동승 사실만으로 동승자의 책임이 늘어나거나 운전자의 책임이 줄어들 수 있을까요?




2. 대법원의 기본 태도: “무상동승만으로 동승자 책임은 없다”

우리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53141 판결 등)에 따르면, 단순히 무상으로 차에 탑승했다는 이유만으로 동승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즉, “내가 편의를 봐줬으니 덜 물어줘도 된다”라는 운전자의 주장이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지만 동승자에게 교통사고 당시 ‘위험에 대한 부주의’가 인정될 수 있는 상황, 예컨대 운전자의 과속을 알면서도 이를 부추겼거나 음주운전을 방치한 사례가 있다면, 그 부주의 정도에 따라 과실상계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인 사유 없이 단지 공짜로 탔다는 사실만으로 동승자 과실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3. 무상동승을 둘러싼 책임감경의 특별한 사유

무상동승이 모든 경우에 운전자에게 동일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불합리한 상황도 있습니다. 가령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1. 지인 요청에 의한 장거리 이동: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지인이 긴급한 사정을 들어 태워달라고 간청하여 장거리 운행에 나섰는데, 도중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습니다. 만일 운전자가 동승인의 간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특별한 관계였고, 비용도 전혀 받지 않았다면, 이 사건에서 운전자에게 일반적인 교통사고와 동일한 책임을 전부 지우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2. 운행자의 지배력과 동승인의 이익: 동승자가 이 운행을 통해 실질적으로 큰 이익을 얻었고(예: 급한 이삿짐 운반, 병원 긴급 이송 등), 심지어 운전에 간섭할 수준으로 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그 동승자의 ‘운행자성’을 일정 부분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동승자가 사실상 운행을 주도했거나 이를 이용해 상당한 이익을 본다면 ‘타인성’을 전부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대법원도 이러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여, 무상동승 자체가 아니라 ‘동승 배경과 동승인의 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실상계와는 별개로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점에서 책임을 제한하는 논리로 볼 수 있습니다.




4. 과실상계 vs. 책임감경: 어떻게 다른가?

가해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줄어드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이 있습니다.


1. 과실상계: 동승자 스스로 사고 야기가능성을 알고도 막지 않거나, 위험을 부추기는 등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사실을 알았음에도 “괜찮으니 더 밟아도 된다”고 부추겼다면, 명백히 동승자 과실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책임감경: 이와 달리 동승자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무상동승 과정에서 운전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 형평에 어긋나는 특수한 경우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주변 지인의 극심한 요청에 따라 불가피하게 태워줬고, 동승자는 이를 통해 상당한 편익을 누렸으며, 운전자와 동승자 간 인적 관계도 매우 가깝지 않았다”는 등 사정이 인정되면, 과실상계가 아닌 별도의 ‘책임감경’으로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5. 실제 분쟁에서의 대응 전략


운전자 입장: 무상동승이었더라도 단순히 “공짜로 태워줬다”는 이유만으로 배상책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고 경위를 상세히 밝히고, 동승자가 위험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요구했거나 운행에 상당한 이익을 누렸는지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승자 입장: 무상으로 동승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과실이 있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운전자에게 잘못된 운전습관(음주·과속 등)이 있었는데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거나, 오히려 이를 권장한 흔적이 있다면 과실상계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6. 결론: 무상동승은 언제나 면책을 주지 않는다

결국 무상동승은 그 자체만으로는 과실상계 사유가 되지 않는 것이 판례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동승인이 운전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수준에 이르렀거나, 동승자의 요구로 운전자가 어쩔 수 없이 위험한 운행을 수행했다면, 배상액이 감경될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무상동승의 배경, 동승자의 태도 및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의 관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정확한 책임 범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