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수명과 다른 실제 결과, 손해배상금 정산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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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수명과 다른 실제 결과, 손해배상금 정산은 가능할까?
1. 예상보다 일찍 사망한 경우, 배상액 환수되나?
교통사고 같은 불법행위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재판부는 피해자가 언제까지 생존할지를 대략 추산(기대여명)해 손해액을 계산합니다. 그 결과 큰 액수의 손해배상금을 미리 받았는데,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일찍 사망해 “과다배상”처럼 보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1) 확정판결이 있으면 기판력이 우선
이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확정되면, 그 판결은 기판력(확정된 판결이 갖는 법적 구속력)을 갖습니다. 원고·피고는 “실제론 오래 못 살았으니 돈을 일부 돌려달라”고 주장해도, 그 판결이 재심 등을 통해 취소되지 않는 한 돌려받기는 어렵습니다.
(2) 예시: A씨가 교통사고 후 10년 정도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어 일시금으로 거액을 받았는데, 불행히도 3년 만에 사망했다면, 가해자는 “너무 많이 줬다”며 환수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재판부가 확정판결을 내린 이상, 그 배상금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 된다고 주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예상보다 더 오래 생존하면? 추가 청구 가능할까?
반대로, 기대여명보다 훨씬 오래 생존해 “애초에 책정한 치료·개호비가 이미 바닥났다”거나 “추가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면, 이번에는 피해자 쪽에서 “추가 손해를 청구하고 싶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1) 새로운 손해라면 별도 소송 가능
대법원은 “전소(이전에 진행된 소송)에서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별개의 소송물’로 보고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즉, 식물인간 상태의 피해자가 예측보다 수년 더 생존해 추가 치료비나 개호비가 필요해졌다면, 그 부분은 이전 소송 판결과는 다른 손해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2) 예시: B씨는 사고 직후 식물인간이 되었고, 의사들은 5년 정도 생존 가능하다고 예상했습니다. 기존 소송으로 5년치 치료·간병 비용을 배상받았는데, 5년이 지나도 상태가 크게 변하지 않아 앞으로도 동일한 비용이 계속 들 것 같습니다. 이 경우 B씨는 “예상치 못한 추가 손해”라며 새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전소 기판력이 가로막지 않습니다.
3. 재심의 소를 거치지 않으면 변경될 수 없나?
(1) 일찍 사망해도 환수는 어려움
‘과다배상’ 문제로 가해자가 돌려달라고 주장하려면, 법원의 확정판결을 뒤집어야 하는데, 이는 재심 사유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단순히 “예상과 다르게 일찍 사망했다”는 사정만으로 재심이 허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실무적 결론입니다.
(2) 더 오래 살아도 추가 청구 가능
피해자 측은 “새로운 손해”라는 논리로 별도 소송을 제기할 여지가 있으므로, 굳이 재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4. 왜 이렇게 구분할까?
(1) 기판력 안정성
재판이 끝났는데, 추후 전개가 달라졌다고 해서 언제든지 ‘판결을 취소’하게 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확정판결이 되었다면, 그 내용을 함부로 뒤집지 않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습니다.
(2) 피해자 보호
하지만 실제로 더 오래 생존하거나 상태가 악화돼 새로운 비용이 발생한다면, 이를 전혀 구제받지 못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불합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예측 불가능했던 추가 손해”는 ‘새로운 소송물’로 보는 길을 열어둔 것입니다.
5. 사례로 보는 현실적 갈등
사례 A: 교통사고 후 하반신마비가 된 C씨. 법원에서 “C씨의 수명은 약 10년이니, 10년치 개호비를 인정”해 일시금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C씨가 사망했다면, 가해자는 과다지급분 환수를 요구하겠지만, 이미 확정된 판결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습니다.
사례 B: 반대로 D씨가 10년 만 살 것이라 했는데 15년째 계속 생존 중이라 추가 개호비가 필요한 경우, 이 부분은 전소송 때 예측 불가능했던 “새로운 중한 손해”에 해당해, D씨는 별도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6. 맺음말
요약하자면, 불법행위 소송에서 예측된 기대여명과 실제 결과가 어긋나도, 확정판결이 있는 이상 이를 철회하거나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일찍 사망해 “남은 금액을 돌려달라” 해도, 재판부 판결을 재심하지 않는 한 가로막힌다는 것이죠. 반면, 피해자가 더 오래 생존하여 추가 손해가 발생하면, 이는 이전 소송에서 예견하지 못했던 별개의 손해로 보아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판결의 안정성과 피해자 보호 사이에서 법원은 기판력이라는 제도와 ‘새로운 손해 발생 시 별도 청구’라는 예외적 장치를 양립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피해자나 가해자 입장에서는 소송 당시 여명 추정이나 후유장해 예측에 최대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변론종결 이후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