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장해 vs. 한시적 장해, 경추염좌에서 배우는 교훈

1. 후유장해, 영구적일까 일시적일까?

사고로 신체에 손상을 입은 뒤, ‘후유장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실제로 사건을 겪은 피해자와 법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실명이나 팔·다리 절단처럼 “한 번 생기면 회복이 불가능한 장해”가 있는가 하면, 경추 염좌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과 운동 제한이 완화되어 장해율이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 영구장해: 다시 재생되지 않는 눈이나 사지의 결손처럼, 피해자의 여명 전 기간 내내 기능을 상실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한쪽 눈이 완전히 실명했다면, 특별한 의학적 발전이 없는 한 평생 시력을 되찾기 어려우므로 영구장해로 봅니다.

(나) 한시적(일시적) 장해: 일정 기간 후 점차 기능이 개선될 수 있거나, 통증이 감소해 장해가 줄어드는 경우를 말합니다. 경추염좌에서 나타나는 통증·근력 약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또는 재활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습니다.

2. 대법원, 구체적 판단은 어떻게 하나?

우리 대법원은 “장해가 얼마나 오래갈지”는 단순히 진단명이나 손상 부위를 보고 기계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험칙(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논리와 경험)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1) 의학적 소견: 의사가 ‘현재 장해 상태가 몇 년 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2) 후유증 구체적 내용: 예컨대 척추 골절처럼 뼈가 붙어도 통증이 오래가거나, 인대손상처럼 서서히 회복될 수 있는 구조인지 등을 살핍니다.

(3) 피해자 특성: 연령(젊은 사람일수록 회복이 빠를 수 있음), 교육 정도, 직업(육체노동 vs. 사무직), 직업 경력 등. 예컨대 무거운 짐을 드는 직업이라면, 경추부 통증이 조금만 있어도 노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다른 사회·경제적 사정: 재활 치료 접근성이나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인지 등도 영향을 줍니다.

3. 구체적 사례: 경추염좌 판결

사례 1: 대법원 1993. 6. 29. 선고 92다26741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경추부 염좌로 압통, 운동 제한, 근육 경직 등이 생겼는데, 법원은 이 후유장해가 감정일로부터 5년 정도만 노동능력을 제한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5년 후에는 완전 회복은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기능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사례 2: 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다25339 사건.

여기서는 경추부·요추부 통증, 상지 방사통, 근력 약화를 3년 동안만 인정했습니다. 그 뒤에는 통증과 약화가 상당히 호전되어 노동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죠.

4. 왜 한시적 장해 인정이 중요한가?

(1) 손해배상 기간 결정: 예를 들어, 장해로 인해 30%의 노동능력을 잃었다고 해도, 이 상태가 평생 이어진다면 영구장해가 되지만, “향후 3년 뒤엔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면 그 30% 상실은 한시적으로만 인정됩니다.

(2) 실제 배상액 차이: 영구장해와 한시적 장해를 구분하면, 피해자가 받는 일실수입(잃어버린 소득) 보상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예컨대 5년간만 30% 상실로 보는 것과 평생 30%로 보는 것은 재판 결과나 합의금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실무 팁

피해자 입장: 경추 염좌 등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부상의 경우, 본인의 통증과 후유증이 얼마나 오래갈지 의학적 소견을 꼼꼼히 받아둬야 합니다. “몇 달 후에 완전히 낫는다” vs. “가벼운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등에 따라 배상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해자 또는 보험사 입장: 만약 의학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크다면, 이를 토대로 한시적 장해라고 주장함으로써 영구장해보다 낮은 손해액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6. 맺음말

결국 교통사고 등으로 생기는 후유장해는 “영구적”일 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어느 정도 기간 후 호전될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해당 장해가 얼마나 지속될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기간만큼의 노동능력상실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장해가 불변인지 아닌지는, 피해자의 연령·직업·치료 접근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경추 염좌나 요추 염좌 등의 통증성 장해는 시간이 지나면 경감될 수 있으므로, 의학적 증거를 통해 한시적 장해로 판단하는 판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자신의 부상 상태가 영구장해인지, 혹은 한시적 장해로 시한이 정해질 가능성이 있는지 의사의 소견과 함께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