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관절 인대와 반월상연골 동시 파열, 장해율은 어떻게 중첩할까?

1. 동일 부위 중복장애, 정말 중복 계산할까?

교통사고나 스포츠 손상으로 무릎을 다쳤을 때, 전방십자인대(ACL)나 후방십자인대(PCL) 파열뿐 아니라 반월상연골도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이하 맥브라이드표)로 노동능력상실률을 책정하려고 보면, “십자인대 파열 장해율과 반월상연골 파열 장해율을 각각 인정해 단순 합산해야 하는지”가 논란이 됩니다. 왜냐하면 둘 다 같은 무릎을 기준으로 한 장애이기 때문입니다.

2. 의사들의 일반적 견해: 합산이 배제되긴 어렵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보통 “십자인대 파열만 있는 경우와, 거기에 반월상연골까지 찢어진 경우는 통증이나 운동제한 정도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즉, 반월상연골 파열이 동반되면 같은 인대 파열이라도 훨씬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미 십자인대 파열로 25% 장애율이 나왔다면, 추가로 반월상연골 파열 항목을 포함해 더 높은 장해율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능합니다.

3. 그러나 단순 합산도 곤란

(1) 복합장애율 산정의 맹점

맥브라이드표를 보면, 인대 손상 항목과 반월상연골 파열 항목이 각기 구분되어 있어, 둘 다 해당된다고 해서 곧바로 장해율 25% + ○% = 단순 합산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두 항목이 완전히 ‘별도 부위’라면 모를까, 무릎(슬관절)이라는 동일 관절 안에서 복합적으로 기능저하가 발생하므로, 곱셈공식을 적용하는 복합장애율 방식이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2) 실제 예시

예컨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25%를 인정하고, 반월상연골 파열로 또 다른 10%를 인정해 복합장애율 공식을 적용하면, 때때로 32.5%라는 숫자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무릎 전체 기능만 봤을 때, 실제 노동능력상실 정도가 30%가 넘는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4. 신체감정 실무: “전체 기능 고려”

결국 감정의는 무릎 전반의 상태를 검사해, “십자인대와 반월상연골이 함께 손상된 무릎의 총체적 기능저하”를 판단하게 됩니다. 예컨대 운동 범위, 통증 정도, 보행 시 불안정성 등을 종합해, 맥브라이드표 어느 항목에 가장 근접한지를 결정하거나, 유사 항목을 ‘준용’해 판단하기도 합니다.

사례: A씨가 교통사고로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고 반월상연골까지 찢어져서 무릎이 극도로 불안정하다고 해봅시다. 감정의는 “맥브라이드표상 십자인대 파열 25%와 반월상연골 파열 ○%를 단순히 합산하거나 복합장애율 계산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하여, 무릎 움직임의 실제 기능저하, 통증, 그리고 관절운동 범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노동능력상실률 약 28~30%” 정도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5. 왜 이런 접근이 필요할까?

(1) 중복장애의 중복성

십자인대와 반월상연골은 같은 관절 안에서 서로 영향을 미칩니다. 인대 손상만 있는 상태와, 연골까지 파열된 상태 사이에는 기능적 차이가 크지만, 그렇다고 두 항목 장해율을 그대로 ‘겹침없이’ 합산하는 것은 지나치게 높을 수 있습니다.

(2) 환자의 실제 상태 반영

맥브라이드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버리면, 때로는 환자의 무릎 기능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낮게 평가될 수도 있고, 반대로 과소평가될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연한 해석이 필요한 겁니다.

6. 맺음말

무릎 관절을 다쳤을 때 인대 파열과 반월상연골 손상이 동시에 일어난 경우, ‘중복장애’라는 이유로 장해율을 한쪽만 인정하거나, 반대로 단순 합산하는 것은 모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감정의사가 “무릎 기능 전반이 어느 정도 저하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법원이나 보험사도 이런 현실적 방식에 따라 판단하게 되고, 너무 기계적인 중복 계산을 지양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서에 ‘각각의 항목이 어떻게 진단됐는지’와 함께 ‘실제 보행능력, 운동범위, 통증 정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어느 항목을 어떻게 준용할지를 합리적으로 정하고,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