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사고와 인과관계부터 장해율까지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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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사고와 인과관계부터 장해율까지 어떻게 볼 것인가? 교통사고소송실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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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뇨·생식기 장해, 왜 주목해야 할까?
교통사고를 당하고 난 뒤, 척추 손상 등으로 인해 비뇨·생식기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발기부전(ED, Erectile Dysfunction)은 신체적·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가르는 과정부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발기부전이 인정될 경우, 치료비와 장해율이 적지 않게 산정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수입니다.
2. 발기부전의 유형과 인과관계
(1) 기질성 발기부전
기질성(器質性)은 혈관·신경·호르몬 등 신체 조직의 손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됩니다. 예컨대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되어 생긴 신경계 이상이라면, 사고와의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확해집니다. 다만 고혈압·당뇨 같은 기왕 질환이 있었던 피해자의 경우, 사고가 없더라도 발기부전이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그만큼 인과관계를 더 꼼꼼히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기왕증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노동능력상실률을 재조정하는 절차가 뒤따릅니다.
(2) 심인성 발기부전
사고의 직접적인 신체 손상보다는 정신적 충격이나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발단이 되는 경우입니다. 심인성이라고 해서 사고와 전혀 관련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고로 인한 정신적 외상도 발기부전의 큰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치료비와 장해율, 왜 복잡한가?
(1) 단계적 치료의 특성
비뇨기과 감정서에는 보통 약물치료, 주사치료, 음경보형물삽입술 비용 등이 일괄 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치료가 “동시에” 필요한 게 아니라, 앞선 단계의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먹는 약이 들으면 굳이 수술까지 갈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감정의가 “가능한 모든 치료 비용”을 한 번에 쭉 써놓았다면, 실제로는 필요하지 않을 치료비까지 배상액에 포함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발기부전=노동능력상실’의 논리
발기부전은 성기능 장애이지만, 이는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크게 흔들어 육체활동 전반의 의욕과 기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발기부전의 파급효과를 인정해 노동능력상실률을 매기는 판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치료(예: 음경보형물 삽입)로 성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그만큼 노동능력상실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4.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68577 판결의 시사점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음경보형물 삽입술처럼 큰 비용을 들여 치료를 받으면, 성기능 장애의 심리·정신적 영향이 줄어들어 노동능력상실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고가의 수술로 성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된다면, 사고 전과 동일한 장해율(예를 들어 15% 등)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법원은 ‘치료 후’ 상태가 어떤지를 더 면밀히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하였고, 이는 실제 소송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5. 실무에서의 실제 처리 방법
(1) 약물치료비만 인정하고 장해율은 낮추는 경향
현장에서는 대체로 약물치료(발기부전치료제) 정도만 향후치료비로 인정해주고, 그 외 주사치료나 보형물 삽입술은 “필요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신체감정에서 15% 정도로 산출된 발기부전 장해율도, 약물치료로 상당히 호전될 가능성을 반영하여 5% 정도로 제한하는 식으로 결론 짓는 사례가 흔합니다.
(2) 치료 기간의 제한
대부분의 판결이나 실무 감정에서는 발기부전 치료를 굳이 고령 이후까지 전부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69세’와 같이 상한선을 설정해두고, 그 기간까지만 약물치료비 등을 손해로 보전해주는 식입니다.
6. 발기부전 인정 시, 유의할 점
(1) 단순 ‘성기능 장애’가 아니라는 입증
발기부전이 단지 성적인 불편만을 가져온다는 주장을 넘어, 피곤해하거나 우울감을 느끼며 업무 의욕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육체활동과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2) 치료의 효과와 단계
법원은 “아직 시도도 하지 않은 수술비까지 전부 인정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관점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계적 치료의 필요성, 치료 실패 가능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증거자료를 갖춰야 합니다.
(3) 기왕증 여부
고혈압·당뇨 같은 기존 질환이 이미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명히 가려내야 합니다. 가령 사고 이전부터 발기력이 떨어지고 있었다면, 이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 사고가 초래한 추가 손해만 배상 대상이 됩니다.
7. 맺음말
결국 발기부전은 다른 신체장해와 달리, 단순 치료비 산정 및 장해율 평가가 매우 복잡한 영역입니다. 사고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 기왕증은 없었는지, 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법원 판례가 강조하듯, 고가 치료(예: 음경보형물 삽입)로 성기능이 회복될 경우 장해율이 줄어드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발기부전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피해자는, 약물치료·수술치료의 성공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장해율 변동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원에서 과소 혹은 과대평가 없이 합리적인 배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