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뒷좌석 어린이 듣는데 기사에 고성·욕설… 법원 "아동학대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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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23-02-03 17:55:06본문
정경일 변호사의 교통사고 로펌 | |
택시 뒷좌석 어린이 듣는데 기사에 고성·욕설… 법원 "아동학대 해당 교통사고 뉴스&판례 | 2023.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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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변경 시비로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는 과정에서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인 어린이가 이를 듣게 됐다면 아동학대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9단독 김남균 판사는 지난달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2022고단2123).
A 씨는 2022년 4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택시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진로를 변경한 것에 화가 나 경적을 울리며 해당 택시를 멈춰 세운 뒤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B 씨와 B 씨의 7살, 6살 두 아들도 욕설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뒤에 아이가 있으니 그만 하세요"라고 호소했으나 A 씨는 들은 척도 않은 채 택시기사에게 2분여간 욕설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검찰은 A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 등을 적용해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김 판사는 "A 씨는 택시기사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해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하고, 피해 아동들의 정신건강과 정서적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B 씨 측을 지원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조수아 범죄피해자 전담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폭언 뿐만 아니라, 아동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이뤄진 간접적 폭언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주 카니발 사건에서 보듯이,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모를 폭행하고 폭언을 하더라도 아동학대죄로는 처벌받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제주 카니발 사건은 2019년 7월 제주도에서 카니발 차량을 몰던 가해자가 차선변경 시비 끝에 피해자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차량 뒷좌석에서 5살, 8살이던 피해자의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량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하지만 당시 가해자에게 적용된 죄명은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상해 혐의였고, 아동학대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어린이가 듣고 있는데도 60대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한 벤츠 운전자가 아동학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A씨는 2022년 4월 9일 오후 1시 55분쯤 아들 2명(7세, 6세)과 함께 66세의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성남시 태재고개 부근의 8차선 도로에서 갑자기 끼어든 벤츠 차량에 의해 급정거되는 일을 당했다. 조금 전 택시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진로변경해 화가 난 벤츠 운전자 B씨가 경적을 크게 울리며 택시의 운행을 방해해 멈춰 세운 뒤 택시기사에게 달려와 다짜고짜 고함을 지른 것이다. B는 "이 XXXX야, 면상 XXX 다 갈아버린다, X같은 놈! 운전 똑바로 하라고!"라며 약 2분에 걸쳐 고성을 지르며 택시기사를 협박했다.
이에 검찰이 B에 대해 특가법상 '운전자 협박',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남균 판사는 사안이 중하다고 보아 정식재판에 회부하고, 1월 12일 운전자 협박 혐의와 함께 아동학대 혐의도 유죄를 인정해 B에게 벌금 300만원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2022고단2123).
특가법 5조의 10 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처벌한다.
김 판사는 "피고인(B)은 피해 아동들이 택시의 뒷좌석에서 듣고 있는 가운데 택시기사에게 고성으로 욕설과 협박을 하였다"며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인 택시기사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여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한 것이고, 피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정서적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아동들의 어머니가 피해 아동들이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기억으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