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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신축공사 진입로에 철제 펜스 설치…통행인 극소수라도 일반교통방해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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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20-07-25 14: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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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박민 판사는 5월 14일 인근 토지 소유자의 원룸 신축공사 부지 진입로에 철제 펜스를 설치한 임대사업자 박 모(64)씨에게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정1947). 통행인이 극소수에 불과하더라도 일반교통방해 유죄라는 취지다.


화성시에 있는 토지의 소유자인 박씨는 A씨가 인근의 토지를 매입한 후 2019년 3월경부터 원룸 신축공사를 시작하여 자신 소유 토지들에 대한 사용권이 침해당하자 2019년 5월 13일경 A씨의 공사부지 진입로인 박씨와 A씨 토지 사이에 있는 도로 가운데 부분을 가로지르는 높이 1.8m의 철제 펜스를 설치하여 공사차량 등이 통행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재판에서 "철제 펜스를 설치한 곳은 불특정 다수인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육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철제 펜스 설치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인의 교통이 방해받은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도 아니하였다"며 "일반교통 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판사는 먼저 "형법 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공중의 교통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서의 '육로'라 함은 사실상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이고, 그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권리관계 또는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을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또 일반교통방해죄는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교통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발생하면 바로 기수가 되고 교통방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철제 펜스를 설치한 토지 부분은 그에 인접한 국유지인 화성시 토지와 함께 1987년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이 왕래하는 사실상의 도로로 사용되어 온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위 토지 부분을 식당 주차장 부지 및 그 진입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직접 포장공사를 실시하였다고 진술한 점, 위 토지 부분은 피고인 소유의 화성시 토지와 A 소유의 같은 리 토지에서 공로에 출입하기 위한 유일한 통행로인 점까지 더하여 보면, 위 토지 부분은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로서 형법 185조에서 정한 '육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위 토지 부분이 피고인의 소유라거나 범행 당시 그곳을 이용하는 통행인이 피고인과 A 등 극소수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 토지 부분을 가로지르는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통행로를 협소하게 한 행위는 일반적 · 객관적으로 그곳을 통행하는 일반공중의 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의 철제 펜스 설치가 완료됨으로써 곧바로 일반교통방해죄는 기수에 이르게 되고, 그로 인하여 실제로 불특정 다수인의 교통이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반교통방해죄의 성립 여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일반교통방해죄는 유죄라는 것이다.


박씨는 또 "A씨의 원룸 신축공사는 위법한 건축허가에 기초한 것으로서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판사는 그러나 "피해자 A는 2018. 1. 18. 화성시동부출장소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원룸 신축공사 업무에 착수하였고, 이 사건 범행 당시 위 건축허가가 취소되거나 피해자가 관할관청 또는 법원으로부터 공사의 금지를 명하는 행정처분이나 판결 · 결정 등을 받은 상황도 아니었던 점, 피고인이 2019. 8. 5. 화성시동부출장소장을 상대로 A씨에 대한 건축허가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내 현재 1심 소송절차가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원룸 신축공사는 관할관청의 건축허가 아래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진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업무라고 봄이 타당하고, 아직까지도 위 건축허가의 위법여부가 명확하게 판명되지 아니한 이상, 위 공사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의 공사업무는 형법상 보호가치가 있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토지를 공사부지 진입로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통행과 공사업무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의 원룸 신축공사 진행으로 토지소유권 행사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되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그 범행동기에 다소나마 참작할 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