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허리·목 디스크가 여러 군데 터졌다는데, 전부 중복장해로 계산할까요?”

[답변]

척추는 경추(목)·흉추(등)·요추(허리)·천추·미추 등으로 구분되는데, 사람마다 디스크가 여러 위치에서 동시 탈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에서 34번, 45번 요추 사이가 모두 손상됐다면 “이것을 두 부위로 볼 것인지, 단일 장해로 볼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보통 “이동 경추와 요추는 애초 다른 부위”라며 별개의 장해로 인정하는 편입니다. 반면 허리의 인접 디스크 두 개가 터진 경우엔 가령 “사실상 하나의 기능적 단위로 피해를 입었으니, 중복장해율을 단순 합산하기는 어렵다”고 보기도 하지요.

또 하나, 이미 ‘염좌’를 이유로 보험 처리나 합의가 끝났는데, 나중에 같은 부위에서 디스크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때 과거 합의가 새로 발견된 디스크 장해까지 전부 막아버리는 건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말하자면 염좌(근육·인대의 손상)와 디스크(추간판 탈출)는 의학적으로 전혀 다른 질환이고, 둘 다 동시에나 차례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섬유륜팽윤(Bulging Annulus)처럼 노화 과정에서 오는 팽윤 상태가 단순히 “디스크가 밀려나온 추간판탈출증”과 구별이 안 되어 혼선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 시 숨어 있던 퇴행성 병변을 디스크로 혼동하기도 하고, 의사마다 MRI 판독 소견이 엇갈릴 때도 있지요. 결국 실제 소송에서는 CT·MRI 영상과 신경학적 소견을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정말 사고로 인한 디스크 탈출인지, 나머지 병변과는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꼼꼼히 따집니다.

정리하면, 디스크 손상이 여러 곳 발견된다고 해서 무조건 중복장해율을 다 더해주지는 않습니다. 각 손상의 특징과 환자 상태, 사고와의 인과관계 등을 감안해 산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초기에 받는 병원 진단, 영상 기록을 꼼꼼히 확보하고, 다친 부위마다 증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세밀히 설명해야 정확한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