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유료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기사 과실로 사고가 났어요. 이때 차주는 운행책임에서 자유로운가요?

A.

바쁜 일상 속에서 음주 후 안전 귀가를 위해 많은 분들이 ‘대리운전 서비스’를 자주 이용합니다. 간단히 전화나 앱으로 신청해, 직원을 보내 운전하게 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 대리운전 기사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차주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먼저, 일반적인 교통사고 책임은 **‘누가 운행 지배권과 운행 이익을 갖고 있었느냐’**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유상 대리운전은 ‘본인이 직접 운전할 수 없는 사정(예: 음주 상태)을 이유로 전문 업체의 기사를 통해 운전 자체를 맡기는 것’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단순히 차량 열쇠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유료 계약을 체결하여 일정 시간 동안 차량 운행에 관한 권한을 완전히 위임하는 구조에 가깝죠.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차량을 ‘소유’한 차주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차를 운행하고 통제하는 주체가 대리운전 회사 및 그 기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차주가 그저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동승자’ 역할만 할 뿐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하다 낸 사고로 차주가 다쳤다면, 차주는 이 차량 운행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보는 판례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대리운전 상황이 동일하게 처리되는 건 아닙니다. 예컨대 기사에게 충분한 운전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거나, 차주가 옆에서 계속 운전을 지시·통제하며 기사에게 사실상 지배권을 주지 않았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대리운전 계약이 유상으로 체결되면, 해당 기사에게 운행 권한이 실질적으로 이전되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유료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신 차주분이라면, 기사 과실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일방적인 책임자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이로 인해 별도의 분쟁이나 소송이 발생한다면, 대리운전 회사와 기사가 운행 주체였음을 잘 입증하고, 본인은 그저 이동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였음을 증명해야 하겠죠. 이를 통해 자신의 법적 책임 부담을 최대한 덜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