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통사고 손해배상소송에서 ‘일부만’ 청구할 수 있다던데, 그럼 과실상계는 어떻게 적용되나요?”

A:

보통 교통사고 피해자는 “치료비부터 향후 손해까지 전부 더해 배상해 달라!”고 소송에서 한꺼번에 청구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일부청구’**라는 기법을 써서, 손해 전체가 아니라 일부 금액만 우선 청구하는 사례도 있죠. 예컨대 “치료비 2,000만 원 발생할 것 같은데, 일단 1,000만 원만 먼저 소송으로 청구하겠다”고 하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과실상계를 적용해야 할 때, “전체 손해” 기준으로 감액한 다음 일부청구 금액을 확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일부청구 범위만 놓고 과실비율을 곱해야” 하는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예시

손해 총액: 2,000만 원

과실상계: 50% 감액해야 한다고 가정

안분설: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일부청구로 본 뒤, 여기에 50% 감액을 적용해 500만 원만 인정한다는 논리

외측설: 먼저 2,000만 원 전체에서 과실상계 50%를 해 1,000만 원이 남았다고 보고, 그 금액이 ‘청구 금액(1,000만 원)’과 같거나 더 크다면, 청구한 1,000만 원 전액을 인정한다는 방식

우리 법원(대법원)은 이 **‘외측설’**을 채택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즉, “원고가 청구한 액수보다 실손해가 더 커서, 과실상계를 해도 청구액을 넘지 않으면, 청구액을 전부 인용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풀어보면,

법원은 전체 손해액이 실제로 얼마인지 먼저 파악합니다(예: 2,000만 원).

과실비율을 곱해 감액한 최종 금액을 구합니다(2,000만 원 × 50% = 1,000만 원).

그 최종 금액(1,000만 원)이 청구 금액(1,000만 원) 이상이면, 청구 금액 전액을 인정. 만약 최종 금액이 청구 금액보다 작다면, 그 작은 액수만 인정합니다.

이 방식은 원고가 일부청구를 할 때 **“내가 소송으로 청구하는 액수만큼은 안전하게 인정받겠다”**는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실제 손해가 3,000만 원, 과실상계 50% 해도 1,500만 원이 남으면, 원고가 1,000만 원을 청구했을 땐 그 1,000만 원 전부를 받을 수 있는 셈이죠.

정리하자면, 교통사고 손해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청구했을 때, 법원은 먼저 전체 손해액과 과실상계를 계산한 뒤, 그 결과가 청구 액수보다 크거나 같으면 청구한 금액 전부를, 그렇지 않다면 그 작은 금액을 인정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법원이 ‘외측설’을 택한 이유인데, 결과적으로 원고가 일부청구를 명시하면, **판사가 “이건 일부만 청구된 사건”**이라 보고, 위처럼 처리를 하게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