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전띠를 안 맸다고 해서, 무조건 과실상계가 적용되나요?”

A:

교통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면 “안전띠 미착용이 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의 원인이 됐다”며 과실상계를 주장당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때도 무조건 “피해자가 안전띠를 안 매서 책임이 크다”고 보지 않습니다. **‘안전띠 미착용’과 ‘부상(또는 사망)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어야만 과실상계 사유가 되거든요.

예를 들어, A 씨가 비상 상황에서 차량 앞부분이 절반 이상 날아갈 정도로 대형 충돌사고를 당했다면, 안전띠를 맸든 안 맸든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사망이나 중상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전띠 미착용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힘들 수 있고, 따라서 과실상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죠.

반면, 일상적인 주행 속도에서의 충돌이라면, **“안전띠를 착용했으면 충격을 덜 받았을 것이다”**라는 인과관계가 성립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일반 시내도로를 달릴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시내 도로이니 안전띠를 굳이 안 해도 됐을 것”이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는 게 판례의 흐름이죠.

사례:

B 씨는 시내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택시에 탑승해 이동 중이었습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늦게 밟아 앞차와 부딪혔는데, B 씨가 안전띠를 안 맨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중상까지는 아니었지만, 머리와 가슴을 부딪쳐 꽤 크게 다쳤죠. 조사 결과, 시속도 높지 않았고 사고 충격도 적지 않았으므로, **“안전띠를 맸다면 피해가 훨씬 경미했을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이 나왔다면, B 씨의 안전띠 미착용이 과실상계 사유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안전띠·안전모 같은 보호장비를 하지 않은 점과 ‘사고로 인한 손해(부상·사망)가 더 심각해진 점’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만 과실상계가 인정됩니다. 만약 사고 규모가 워낙 커서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면, 법원은 과실상계를 배제하기도 한다는 점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