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통사고로 개호가 필요해 어머니가 직접 돌봐주셨는데, 별도로 돈을 드린 건 없어요. 그래도 이 기간 개호비 청구가 되나요?”

(핵심 요약: 피해자가 가족의 무급 간병을 받았어도, 그 노동 가치만큼 ‘기왕 개호비’를 배상받을 수 있는지)

A:

교통사고 후 입원했는데, 가족이 직접 모든 간병을 도맡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부모나 배우자가 직장을 휴가 내거나 일을 중단하고 연일 병원을 찾아와 식사·배변 보조, 체위 변경 등을 해주는 사례가 많죠. 이때 “우리가 가족끼리인데, 돈을 따로 주지도 않았는데 과연 배상 청구 대상이 되느냐”라고 궁금해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족이 무급으로 돌봐줬더라도 그 간병·개호에 드는 비용은 교통사고 손해배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간병을 위해 가족이 시간을 쓰고, 기존 일을 못 했다면, 그 labor(노동)에 상응하는 가치가 존재한다”고 보는 겁니다. 즉, 실제로 환자나 가족 간에 돈이 오가지 않았어도, ‘일당(노임)’이 발생했다고 간주하는 원리죠.

구체적인 예시로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C 씨가 교통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생활 2개월이 필요했습니다. C 씨 어머니가 2개월 내내 간병하느라 본인의 생업인 작은 가게 영업을 중단하거나 단축 운영했고, 이로 인해 소득이 줄었죠. 실제로 C 씨가 어머니께 “간병비” 명목으로 돈을 드린 적은 없었어도, 법원에서 2개월분의 개호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반면, D 씨가 사고 직후 중환자실(집중치료실)에 10일 정도 머물렀는데, 그 기간에는 전문 간호사가 24시간 돌보는 상태였습니다. 별도로 보호자가 개호할 여지가 거의 없었죠. 그런 경우에는, 가족이 병원에 있었어도 “간병활동이 특별히 추가로 필요하지 않았다”고 평가돼, 그 기간의 개호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상해의 정도에 비춰봐서 정말로 개호가 필요한 상태였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타박상인데도 불구하고 가족이 간병을 선택했다면, 사고와 무관한 ‘과잉 간병’에 해당할 우려가 있죠. 결국, 의사소견이나 의료 기록 등을 통해 “피해자가 일상생활의 필수 부분조차 혼자 못 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법원에서 개호비를 온전히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개호비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보통은 도시 또는 농촌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입원 기간 전 일수를 곱하여 산정하는 식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루에 한 명의 개호인이 필요한 것으로 가정합니다. 만약 상황이 심각해 밤낮으로 두 명 이상이 돌아가야 했다면, 그 증거를 별도로 마련해야 법원에서 일반 기준보다 넓게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족 간에는 돈거래가 없었다 해도 간병 자체가 필요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개호비를 배상받을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 실제 상해 정도와 치료 필요성에 대한 입증자료를 준비하지 않으면 인정이 어려울 수 있으니, 병원진료 기록 등을 잘 챙겨놓는 게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