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통사고 합의금 일부를 먼저 받았는데, 나중에 병원비를 또 청구해도 되나요?”

A. 자동차사고를 당한 뒤 병원 진료비나 합의금을 가해자 측 혹은 해당 보험사로부터 먼저 지급받은 경우, ‘나머지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산정될까요? 실제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지만, 실무적으로 다음 사항을 꼭 알아두면 좋습니다.

우선, 이미 지급받은 금액이 치료비든 위자료든 가해자가 지불해야 할 손해 전체 범위 안에 포함된다면, 중복해서 청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치료비가 500만 원이 드는 상황에서 이미 200만 원을 받은 상태라면, 그 200만 원은 가해자 측에서 ‘치료비를 일부 변제’한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합니다. 따라서 배상액을 최종 계산할 때, 이미 받은 200만 원을 전부 빼고 남은 치료비만 추가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는 어떨까요? 치료비를 포함한 전체 손해액을 먼저 확정하고, 그 금액에 대해 피해자의 과실비율만큼을 공제한 다음, 그 뒤 이미 받은 금액을 다시 빼는 순서로 계산하게 됩니다. 가령, 전체 손해가 1,000만 원이고 피해자 과실이 20%라면, 먼저 1,000만 원에서 20%인 200만 원을 제외해 800만 원이 최종 손해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미 받은 200만 원을 빼면, 실제로 가해자 측에 추가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600만 원이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할 부분은 기왕증이 있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원래부터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었다면, 이번 교통사고로 새로 발생한 손해와 기왕증 탓에 들 수밖에 없는 치료비를 구분해야 합니다. 가해자 측 혹은 보험사가 이미 지급한 비용 중 ‘기왕증 때문에 발생한 비용’이 일부 포함되었다면, 그 부분은 가해자의 책임이 아니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원이나 협의 과정에서 기왕증의 기여도를 얼마나 볼 것인지가 핵심이 되어, 그만큼은 손해액에서 공제됩니다.

정리하자면, 이미 받은 돈이 있다면 ‘전체 손해액-과실상계-기왕증 기여도’를 고려한 후, 기지급액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게 됩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병원비 영수증, 치료내역, 기왕증 유무, 과실비율 등 다양한 자료가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므로, 관련 서류와 증빙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