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구가 피곤해 보였는데도 그냥 같이 탔습니다. 사고 났다면 저도 책임을 지게 될까요?”

“사무실 근처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또는 친구)가 퇴근길에 피곤해 보이더군요.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조수석에 탔는데, 그만 3거리 교차로에서 상대 차와 크게 부딪쳐 중상을 입었어요. 들으니 ‘동승자는 운전자 상태가 위험해 보이면 말릴 의무가 있다’며 제 과실도 커질 수 있다고 하네요. 정말 그런가요?”

A. “운전자의 상태가 피곤·졸림·무면허 등으로 심각해 보였는데도 방치했다면, 동승자 과실 20~40%까지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무상동승이든 유상동승이든 간에, 동승자가 운전자가 위험한 상태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안전운전을 촉구하거나 휴식을 권유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과실상계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

예시 사례

“평소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운전자가 만취했음을 알면서도 뒷자리에서 안전띠 없이 탑승.” 이런 경우 40%까지도 피해자 과실을 인정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이 야간에 도로사정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전했는데도, 동승자가 적극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문제된 사례(30% 인정)도 있습니다.

즉, 친구가 졸음운전을 하거나 난폭운전을 계속하며 과속·중앙선 침범 등을 할 기미가 있으면, 동승자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속도 좀 줄여라, 잠깐 쉬자” 같은 말이라도 해야 합니다. 이를 전혀 안 했다는 게 기록으로 남으면 법원은 “동승자가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충분히 제지 가능했다”고 보고 과실을 크게 잡는 경향이 있죠.

참고

민법 제763조(불법행위), 제396조(과실상계) : http://www.law.go.kr

교통사고 판례 검색 : https://glaw.scour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