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미취학 자녀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부모의 감독 소홀도 ‘피해자측 과실’로 잡힐 수 있나요?”

“어린아이라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기 어려웠을 텐데, 보험사에서 ‘부모가 제대로 챙기지 않은 탓에 사고가 커졌다’며 과실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아이 본인의 과실능력이 없더라도, 부모가 감독 의무를 제대로 안 한 점을 두고 손해배상액을 줄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이에게 책임능력이 없어도, 부모의 감독 과실이 ‘피해자측 잘못’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책임 능력이 미숙하거나 없는 경우, 법원은 아이의 부주의가 아닌, 부모(혹은 법정 후견인) 등 보호감독의무자의 잘못을 살펴보게 됩니다. 예컨대 6살 아이가 혼자 도로를 건너다 사고가 났다면, 아이 스스로 잘못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이를 방치한 부모의 감독 태만이 ‘피해자측 과실’로 간주될 여지가 있습니다.

“피해자측 과실”이란?

피해자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저지른 과실이라도, 그 제3자가 피해자와 생활·경제적으로 한 덩어리로 보이거나, 법률상 감당해야 할 책임관계에 있으면, 피해자 과실처럼 반영되는 개념입니다.

부모의 책임

아이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기 전이라면, 부모가 더욱 적극적으로 위험 지역 출입을 제한하거나, 도로 횡단 시 동행하는 등 사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사고로 발생한 피해 중 일부가 “부모의 부주의로 인해 더 커졌다”는 식으로 배상액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 예시

예컨대 아이가 번잡한 도심 도로에 혼자 나갔다면, 법원은 “부모가 아이를 감시·통제했더라면 사고 가능성이 훨씬 낮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부모의 방치가 사고 발생에 기여했다고 봐, 과실상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유치원 교사나 단순 보육기관 종사자 등, 일시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대행감독자는 일반적으로 ‘피해자측’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와 달리 경제·신분적 결합이 깊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부모가 아이를 완전히 맡긴 상태라면, 서로의 계약 내용이나 법적 책임 범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모나 후견인이 아이를 적절히 보호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거나 피해가 커졌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피해자측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책임능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부모 과실까지 면제되지는 않으니, 안전관리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참고

민법 제763조(불법행위에 관한 제396조 준용): http://www.law.go.kr

관련 대법원 판례 검색: https://glaw.scourt.go.kr